2109

무술월을 앞에 두고 21년 잡생각 정리. 재밌는 소식은 다시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에게 축하한다. 때마침 진수영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여전히 독보적이다.

“길티플레져의 전복. 시를 쓰기 위해서는 여기서 한번 더 매쉬업을 해야 한다. 이것은 형식이다.”

“내가 자발적으로 세상에 나간다면, 통일이 된 직후 혼란스런 대한민국일 것이다. 아마 오래된 이념에 맞서기 위해서다.”

“10년 전. 대운이 하나 저무는 때였을 거다. 그땐 어리고 뭘 몰라서 모든 것이 영원할 것만 같았다. 이제 또 하나의 대운이 끝나가고 있다. 삶도 이념도 영원한 것은 없다. 주어진 생을 받아들일 뿐이다.”

“안도의 스미요시를 가리키며… 화자와 대상 간의 합일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안도는 이십대에 아무렇지 않게 이를 근본으로 삼았다는 것에 놀랍다.”

“결론은 메타적 작업을 우선 구현해놓으면 어떤 식으로든 쓰인다는 것이다. 왜곡되어도 관계성에서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란 뜻이다. 비웃는 것이 아니다.”

“Vasistas. 이것은 오랜 친구의 꿈에서 시작되었는데, 꿈에서 내가 개인전을 하고 있었고, 레일에 걸린 그림들 사이에 조형들이 놓여 있었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꿈이 다시 의지를 주었다. 다 무너져 버린 나에게.”

“공간만 남기고 사라지는 사람을 생각하며, 그림자만 남은 하얀 아집을 접어 말아 피우고 싶다. 알게 모르게 사진은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책보다는 사진을 찍으라. 직관 이후에 해몽이다.”

“좋은 글이란. 혼자 북치고 장구 치며 걷다가 넘어져서 울다가, 이내 홀로 서서 바지 털고 앞으로 다시 나아가는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것이다. 사진은 단순한 관념이 아니다. 실재는 오늘이고 지금이다.”

“벽에 내리는 빛을 보며… 이걸 보려고 하는 것이다. 자연과 일부가 되기 시작하는 지점. 시는 가장 멀리 있다. 떠나 보내는 자식처럼.”

“자신은 명징화된 개념, 믿음의 이미지, 공포와 두려움 등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확장하여 타자와의 대화를 관조하여 그려낼 때, 작업의 형식이 되는 것이다. 홍상수가 웃기지만 끝내 자신인 것처럼…”

“정원영 8집을 생각하며… 일상 속 내재화된 사고, 습관에서 거슬러 올라가면 끝내 자신을 보게 된다. 이 반복을 반실재적, 즉 주관적 진실로 유희할 수 있어야 간지인 것이다… 룩파인드프리.”

“메콩호텔을 처음 봤을 때, 한없이 울었었는데, 포인트는 이렇다.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첫 시퀀스가 영화 끝에 존재의 당위성을 획득하는 부분. 펼쳐진 시퀀스가 자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메콩강(자연)에 대비해 반복되는 부분. 이를 가로지르는 기타연주의 반복. 영화라는 장르에서 느껴지는 피보나치 수열 같은 자연성. 강을 은유적으로 메타인지 하게 하는 영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어진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개인의 특수성에서 일반화하여, 관념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알게 되는 것이다. 점선면.”

“라스트레터를 보고… 봉준호와 홍상수 그리고 이와이슌지를 생각했다. 다시금 러브레터로 돌아오고 마는 그 무엇에 대하여. 나는 반복이 싫지 않다. 그 사람의 반복이 싫지 않다. 반복의 형태가 그 사람의 자기강화일 수도 있으나, 어쨌든 그 사람의 반복을 존중하는 것이 사랑이다.”

“나는 시 또는 건축이 토톨로지가 아니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보편자에 집착할수록 보편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떨어진 돌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다음을 본다.”

“”너희는 인간이고 나와 다르지 않으며, 노력하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뭐든 될 수 있다.” 오래 전에 본 인디아 다큐 인터뷰. 무한과 엑스와 제로가 만나는 지점.”

“언제나 앞은 모서리 져 있다. 버튼을 누르는 것은 절반은 자신의 의지다. 이러나 저러나 남탓, 남덕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창작의 오더는 내 정동에서 멀어져 조금씩 낯설어질 때부터, 그 자체로 자동 생성되는 상황에 접어들 때이다.”

“타자와 깊게 관계할수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함을, 동시에 부모의 역할도 딱히 제어할 수 없음을 느낀다.”

“벽화를 가리키며… 뜬구름 잡는 소리 같지만, 대부분의 시발점은 직관에 의한 뜬구름이다. 그것을 시공으로 펼쳐 보일 때, 비로소 작품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즉자적 영향력을 드러낸다. 빛을 잠시 머금은 공간처럼. 만약 그것이 보인다면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했을 때 비로소 다음이 보이게 된다.”

“”모험을 할 땐 그게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알아야 하는 거야” 아이러브빌. 자기객관화. 우선 내가 이해하는 시를 써야 서정이 보이는 것이다.”

“애당초 동일시란 없고 (공간) 내외부의 전복으로 삶을 수용하는 형태로 살아가기. 이종건 선생의 “빼라” 모두를 통제하지 말아라. 설계 시 일부 핵심질서만 잡고 나머지는 즉자성에 맡기기. 상황, 조건이나 고객 의견 수용하기.”

“고립과 대자를 넘어 즉자로 나아가기.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나는 즉자로 착각하기로 왜곡하는 버릇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