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ation 1

(1) 동일시의 장이 있다. 나와 대상의 관계는 자칫 극단적인 선택(질주와 탈주)의 기로에 노이게 된다. 하지만 실재의 ‘나’가 없는 그것은 둘러싸인 기호들에 의해 생성되는 주체이며, 작가는 ‘대상’을 구조화하여 여러 동일시의 가능성을 중첩시킨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처음의 선택은 희극이 되고, 남는 것은 차이와 정념과 냄새이다. 말하자면 견딜 수 없었던 순간(時)과 詩가 남는다. 그는 유일무이한 검은 덩어리를 본다.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 동시에 모든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