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and There

(1) 차안과 피안 – 인식에 있어 거리의 형성은 낯섦(공포)의 현상이자, 인정해야 할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앞서 생성된 논리를 거두어 다시금 재인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이 숭고다. 즉 숭고는 인식이 한 개인을 넘지 못하는, 한정(限定)된 지면으로의 사유이다. 인간은 대상의 부재를 자신으로 메우려는 나르시즘의 굴레(X-IS)를 가지고 있다. 예로 나는 나를 혐오하는 방식으로 상상의 남성과 여성을 혐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인식에 있어 ‘반성’이란 말은 쓰지 않겠다. 반성은 구원을 취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그것은 의지와 관계 없이 일상 속에서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기만하지 않는 것이다.

(2) 유한(有限)의 건축 – 유한(有限)의 건축은 공간의 본질을 주어진 그대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공간의 투명성 혹은 완전한 객관성(데이터베이스)을 취하려는 의지를 지우고, 각 공간의 특성에 맞게 개방성과 폐쇄성을 구축하는 것이다. 본질이라는 기호는 보편성을 지향하지만, 실재는 개인의 선택(특수성-타임라인)에 달린 일이기에, 나는 늘 이 지점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유한(有限)의 건축은 앞으로 나의 특수성을 보편화하고자 하는 의지이기도 하다. 나는 공간 또한 주어진 것(특수성-타임라인) 이상의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함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스타일과 디테일에 존재한다. 말하자면 질서가 머금고 태양이 비추는 서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