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yes

(1) 인간은 다자들간의 무한적 생성 속에 있을 뿐이지만, 고정적 이미지는 이성이 본성에 지배된 상태에서만 출현한다. 여기서 인간은 ‘자연발생적-불가항력의 선택’을 강요 받는다. 이성이 포착하지 못한 이미지를 잠재된 기억 속의 발현임을 인정할 것인지, 혹은 이를 거부하고 기호 생성을 일으킨 연결고리를 끊어낼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즉 본다는 것(정공법)은 선택하는 것, 공백에 기둥을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연결고리를 끊을 수는 없을 것이다.

(2) 허상의지는 무의식에서 발현된 이미지를 이성으로 인정함(허상의 구조화)과 동시에 이미지로부터의 탈-허상을 이루는 것이다. 상황을 다른 차원으로 전복하는 의미에서 메타적 환상(New layer)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쨌거나 허상의지(탈-허상을 이루려는 의지)는 미니멀리즘의 근간이며, 창작의 메커니즘이기도 하다. 또한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도 뜻을 같이 한다. 하지만 예술이 종교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번뇌를 물신화(物神化)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