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 X는 수렴에서 발산으로 다시 발산에서 수렴으로 방향 전환을 이룬다. 이를 X의 작동(X-IS)이라 정의한다. X의 작동에는 필히 타자와 기호들의 비자발적 발생이 동반된다. 이 우연의 일치를 근거로 [A = A’]의 관점을 획득하게 된다. 하지만 앞서 정당화된 관점을 실제 타자에게 투사하지 않도록 한다. 설령 그것이 선한 이미지 일지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신의 대자성이 내재된 재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A ≠ A’ ≠ A” ≠ A”’ ≠ A”” 이 반복은 궁극적으로 X의 작동이 개인의 소산임을 인정하는 것이자 대타자를 긍정하는 것은 아님을 의미한다.

(2) X의 작동을 위해 신경전달물질을 발생시키는 것들과 인정(人情)의 허상적인 측면들을 이용하지 않는다. 타성에 의존은 주체성의 결여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X는 필히 비자발적 발생의 기호들을 ‘자발적’ 기호의 생성(작품활동)으로 수렴하여, 다음 인식의 지속을 꾀한다. 허나 그 ‘다음’이 초월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X의 작동 이후 찾아오는 공백을 초월적인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3) 숨이 붙어있는 한 X는 반복한다. X와 공백의 반복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성이자 최초의 영역이므로, 기호를 다루는 활동에 있어 상대적인 위계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 말하자면 X는 이상(理想)도 종교도 아닌 누구나 현실에서 마주하는 실체이자 배움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들은,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비자발적 기호들의 위계가 그 근거를 지시하고 있다. X는 인간의 ‘최소의 방’이자 전적으로 개인의 것이기에, 자립의 핵심요소이자 실체의 무용함을 동시에 인식할 필요가 있다.